전체 글12 오가타 햐쿠노스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골든카무이, 정말 오랜만에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작품을 읽어서 요즘 너무 기분이 좋다. 나이 들어서 옛날 같이 불타오르는 덕질은 못할 줄 알았는데 좋은 작품을 만나면 다시 불타오를 수 있는 거였구나.그 중 오가타가 내 안의 오타쿠 자아를 다시 부활시켰다. 난 오가타를 왜 좋아하는가. 왜 오가타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가. (이하 스포ㅇ) 외모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흔히 일본 만화에서 묘사되는 그런 미남은 아니니까. 솔직히 골카 안 본 사람이 보면 그냥 수염난 이집트 고대벽화남일 뿐이다. 그치만 골카를 읽다 보면 오가타는 굉장한 미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그 눈. 무서워보이긴 해도 아이라인 그린 것마냥 짙은 눈, 큰 동공, 길게 빠진 눈꼬리 혹은 속눈썹 묘사가 미남이 아니라면 가질 수 없는.. 2025. 6. 9. 진격의 거인 극장판을 보고 EMA에 관하여10년 전 작품을 처음 볼 때도 나는 주인공 삼인방에게 공감도 안 가고 정도 안 갔다. 앞뒤 안 보고 오로지 거인 박멸에만 집착해서 대화가 안 통하는 에렌, 그런 에렌의 어떤 점이 좋다고 에렌만 바라보고 사는지 더더욱 이해할 수 없고 결국 에렌이랑 똑같이 대화가 안 통하는 미카사, 셋 중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외형도 성격도 취향이 아니라 별로 정 안 가는 아르민.10대의 나는 캐릭터에 대한 관용이 부족했기 때문에 성인이 된 지금 보면 감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그냥 이 삼인방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나 보다. 오히려 10년 전에 본 에렌은 작중에서 어렸기 때문에 좀 양보하면 그 막무가내인 태도를 이해할 수 있지만, 다 큰 극장판의 에렌은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2025. 4. 29. 희망이 사라진 세상은 희망 없이 사는 세상은 정말 힘들다.학원에 있을 때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탐났다. 남들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여 똑같은 시간에 퇴근하고, 볼일이 있으면 연차를 쓰고, 주말과 공휴일은 당연하게 쉬는 그런 직장인의 삶을 왜 나는 누리지 못하는가 불만이 가득했다.직장인이 되어보니 고통의 종류만 좀 달라졌을 뿐 그 양은 비슷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쓸데없는 절차는 가득해서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것들에 신경쓰면서 해야하고, 인간관계에 더 신경써야 한다. 심지어 업무도 지금 회사보다 학원에 있을 때가 더 잘 맞는 것 같다.국내에서 규모 큰 교육 회사들도 요즘 돌아가는 꼴이 힘든 거 보면 그냥 이 업계에서 이제 희망이 안 보인다.강사할 때는 회사원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살아왔고, 입사 초기에는 경력 쌓.. 2025. 3. 25. 최근 본 만화 및 애니 리뷰 새벽의 연화(최신화 스포 有)더보기처음엔 주인공이 여자일 뿐인 시대극 모험 만화인 줄 알았더니 순정만화였다. 20대 중반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싸우고 죽이는 소년만화보다 순정만화가 훨씬 재밌고 와닿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다. 무엇보다 남자주인공 학이 너무 내 취향으로 잘 생겼다는 점이 정주행 하는 데 한 몫 했다.주인공 일행이 나라를 구하러 다니면서 여러 비밀들을 하나 둘 알게 되며 동시에 학연화 러브라인까지 진행된다. 모험물과 정치물의 성격도 띄고 있지만 이 만화의 정체성은 역시 로맨스다. 작가도 학연화 러브씬을 가장 잘 그리고 읽는 나도 러브씬이 가장 눈에 들어오고 기억에 남는다. 문제는 러브라인 외적인 내용이다. 우선 주인공 연화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 백성들을 고통에서 구한다는 신념? 공주로서 옳은.. 2024. 6. 4. 003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헤어지는 날 다 하지 못했던 말들을 다시 전할 것이다. 내가 서툴고 부족해 줄곧 미안했다고.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네가 얼마나 나에게 소중한 존재였는지 알려 줄 것이다. 사소한 기쁨부터 슬픔까지 함께 나눠서 고마웠다고.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요즘 매일매일 당신 생각만 하고 있다는 걸 말할 것이다. 내 마지막 사랑이 될 사람이라고. 더보기 다 한 사람을 생각하고 쓴 글이었다면 훨씬 멋졌겠지만 첫 번째는 전남친, 두 번째는 아끼는 친한 동생, 세 번째는 요즘 관심 있는 아는 오빠, 모두 다 다른 남자다. 나 이렇게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던가?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생각나는 사람이 가족도 친구도 아니고 이 남자 셋이라고? 오늘 또 새로운 내 모습을 깨달았다. 변명을 하자면 모두 .. 2024. 2. 22. 002 가장 소중한 추억 가장 소중한 추억이 매번 새롭게 업데이트 되고 있는 걸 보면 나는 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거 아닌가 싶다. 대부분 밴드 활동이다. 항상 대학 동아리 사람들과 해왔지만 최근에는 외부 사람들과도 합주하며 새로운 추억도 쌓였다. 지난 달 공연을 준비하며 합주했던 우리 팀. 1학년 때부터 어쩌다 한 남자선배들 무리에 섞여 들어가 지금까지 단톡방 덕분에 어찌어찌 유지되고 있는 모임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 이제는 막내인 나까지 사회인이 되었고 심지어 한 명은 예비 아빠가 되어 있었다. 대학 새내기 시절, 이 오빠들이 학번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학생 입장이라서인지 오타쿠짓 하는 모습이 나와 같아서인지 별로 어른 같이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이제 와서 만나니 모두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 자리씩 하고 있는.. 2024. 2. 2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