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없이 사는 세상은 정말 힘들다.
학원에 있을 때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탐났다. 남들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여 똑같은 시간에 퇴근하고, 볼일이 있으면 연차를 쓰고, 주말과 공휴일은 당연하게 쉬는 그런 직장인의 삶을 왜 나는 누리지 못하는가 불만이 가득했다.
직장인이 되어보니 고통의 종류만 좀 달라졌을 뿐 그 양은 비슷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쓸데없는 절차는 가득해서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것들에 신경쓰면서 해야하고, 인간관계에 더 신경써야 한다. 심지어 업무도 지금 회사보다 학원에 있을 때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국내에서 규모 큰 교육 회사들도 요즘 돌아가는 꼴이 힘든 거 보면 그냥 이 업계에서 이제 희망이 안 보인다.
강사할 때는 회사원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살아왔고, 입사 초기에는 경력 쌓아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겠다는 소망으로 살아왔는데. 이제는 이 업계 어디를 가도 똑같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삶에 의욕이 떨어진다. 사실 이 업계 뿐만이 아니겠지. 지금 시대에 호황인 곳이 어디가 있겠는가.
내가 무슨 직업을 가져도 이제 내 자아는 완벽하게 음악과 밴드로 가있을 거라는 생각에 더더욱 직장에 애착이 떨어진다. 이럴거면 관두고 알바하면서 음악에 힘 쏟으면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가도 정말로 그랬다가는 인생을 돌이킬 수 없을까봐 겁이 난다.
가정이라는 족쇄가 생기면 이런 고통을 좀 덜어낼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의무감에 돈을 번다면 이런 불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 가족만 바라보며 살 수 있는 걸까. 그래서 먼 옛날부터 인간은 때가 되면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고 그래왔던 게 아닐까. 무얼 하든 어차피 고통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택한 이 길이 역시 정답인 걸까.